시간 참 빠르다. 어느덧 4박 5일 일정 여행의 마지막날이다. 마지막날은 장거리 이동보다는 후쿠오카 주변을 둘러보기로 한다. 2008년 오사카에 이어 이번 후쿠오카 여행까지 방사능에서 안전하다고 하는 지역은 운좋게 돌아볼 수 있었는데 오사카 위로는 여행하기가 조심스러운게 사실이다. 이번에 후쿠오카를 여행지로 정한것도 방사능 사고가 난 후쿠시마에서 한참 떨어져있다는 지리적 위치가 큰 이유였기 때문에 오사카위에 위치한 도쿄를 비롯한 다른 관광지를 언제 방문하게 될지는 미지수가 될 것 같다. 한동안 쉽게 찾지 못한 일본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오늘의 일정 : 오호리공원 > 캐널시티 > 구시다신사 > 인천공항
마지막 날이니 만큼 느긋하게 일어나서 호텔에서 조식을 먹고 호텔을 나왔다.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돌아다니는 동안 캐리어를 끌고 다니긴 불편할 듯 해서 호텔에 맡겨놓고 나왔다. 이제부터는 돈관리를 잘해야 한다. 수중엔 1500엔 정도만 남아있었다. 오사카 여행갔을 때는 돈이 남아서 한국에 돌아와서 환전했었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돈이 약간 모자랐다. 우선 남은 2000엔으로 비행기 타기 전까지 잘 버텨야 했다. 그래서 가장 먼저 교통편을 해결하기로 했다. 오늘 돌아다닐 곳은 지하철로 모든곳을 돌아다닐 수 있기에 안전하게 지하철 1일 패스권을 구매했다. 밥은 굶더라도 공항까지 가는 교통비는 남겨놔야 하니깐....1일 패스권으로 500엔 사용. 이제 남은 돈은 1000엔 정도! 이제 1000엔으로 점심과 군것질을 해결해야 한다. 가능할까? 일단 그건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자! 공항까지 가는 교통편은 해결했으니깐 어떻게 되겠지? 구입한 1일 패스권으로 오호리 공원으로 갔다.
이른 아침 (오전 10시경)인데도 햇빛은 강하고 이시간에도 운동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실제로 본 오호리 공원은 굉장히 넓었다. 큰 호수 주변에 나무가 무성히 있고 호수 중앙에는 호수를 가로지르는 다리 같은게 있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길에 있는 무슨무슨 당인거 같은데 붉은색으로 되어 있어서 멀리서도 눈에 확 튄다. 산책하다가 잠시 쉬어가는 용도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듯 했다. 오호리 공원 호수에서는 함부로 낚시를 하지 못하게 되어 있었다. 낚시를 할 수 있는 구간이 따로 정해져 있어서 정해진 장소에서만 낚시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산책중에 발견한 큰 물고기. 처음엔 죽은 물고기인줄 알았는데 상태가 이상한 녀석인지 저 상태로 막 움직이더라. 혹시 방사능에 노출된 물고기 인가? 하는 생각이 순간 들긴 했다. 방사능 사고가 난 후쿠시마에서 멀리 떨어진 후쿠오카긴 하지만 왠지 모를 찜찜함이.......
낚시가 가능한 곳을 표시하는 표지판 빨간색 방향으로는 낚시를 못하고 파란색 방향에서 일부구간만 낚시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실제로 낚시하는 사람들이 보이긴 하더라. 많이 잡진 못한거 같긴 했는데 아빠와 어린 아들이 낚시하러 나와서 아빠가 아들에게 낚시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모습이 참 좋아 보였다. 오호리 공원은 크게 볼건 없지만 넓은 호수주변을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다는 것과 관광지와는 다르게 도심 속 일본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다.
공원을 한바퀴 둘러보고 지하철을 타고 텐진으로 이동했다. 원래는 텐진 지하상가에서 쇼핑도 하고 그럴 계획이었으나, 수중에 돈이 없는 관계로 텐진 애플스토어에 가서 아이폰 충전케이블만 사려고 텐진으로 갔다. 물론 돈이 없으니 충전케이블은 카드로.......
텐진 애플스토어에서 충전케이블을 사고 걸어서 캐널시티 방향으로 이동했다. 이동중에 본 후쿠오카 오픈버스. 날씨가 덥고 이른 아침시간이라 그런지 버스는 한산했다. 8월에 일본여행 간다면 오픈버스는 아마 더워서 못 탈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날 날씨가 무척 더웠다. 한국에서는 저런 버스를 보기가 힘들기 때문에 어쨌든 기념으로 한장 담았다.
눈썰미 좋은 사람은 이곳이 어디인지 알아 보겠는가? 이곳은 바로 어제 저녁 맥주를 마셨던 나카스 포장마차 거리였던 곳이다. 낮에는 이렇게 흔적도 없이 깨끗하게 치워져 있다가 밤에만 포장마차 거리로 변하는가 보다.
그렇게 주면을 둘러보면서 캐널시티에 왔다. 이곳도 쇼핑센터이긴 한데....난 돈이 없으니...카드가 있긴 하지만 한번 쓰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긁어댈 것 같아서 최대한 자제했다. 어쩌면 점심도 카드를 써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걸어다니면서 음료수 사서 마시고 했더니 이때 남은 돈은 500엔 정도 였던것으로 기억한다. 500엔짜리 점심이 있을지는 하카타역 지하상가 가서 찾아봐야지....
아이들이 캐널시티 분수광장에서 신나게 놀고 있었다. 저기 왼쪽 위쪽에 있는 여자분이 아이들한테 물총쏘고 아이들은 꺄르륵 거리면서 물맞으면서 좋다고 소리지르고 어떤 아이들은 울면서 엄마한테 오고....아이들은 국적에 상관없이 귀엽다.
이날 캐널시티 간 시간이 어떻게 딱 맞아 캐널시티에서 유명한 분수쇼를 볼 수 있었다. 캐널시티 분수쇼는 동영상으로 감상하자!
분수쇼도 봤겠다. 여기서 쇼핑할것도 아니라서 캐널시티 안쪽을 조금 둘러보다가 구시다 신사로 이동했다. 구시다 신사에는 명성황후를 시해했던 칼이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아쉽지만 그 칼은 볼 수 없도록 비공개로 보관중이라고 한다. 나쁜 일본 녀석들.....
여기가 명성황후를 시해했던 칼이 있다는 구시다 신사다. 신사가 규모가 크지 않을 뿐더러 도심 한가운데 있어서 그것도 좀 독특했다. 도심 한가운데 있다보니 찾는데도 좀 해맸다. 지도에는 분명 내가 있는곳 근처라고 나오는데 신사같은 곳이 보이지 않아서 편의점 가서 구시다 신사 어디 있는지 물었더니 편의점 점원이 손짓해준데로 가봤는데도 대체 신사 같은곳은 안보이길래 지나가는 예쁜 여자분에게 구시다 신사가 어디냐고 정중하게 물어봤더니 해맑게 웃으면서 바로 앞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사람들 많이 가는데로 가봤더니 거기가 바로 신사였다. 도심 속에 있는 신사를 보면서 일본인들이 신사를 얼마나 생활 가까이 두려고 하는지 어느정도 느낄 수 있었다.
신사를 둘러보고 점심을 먹기 위해서 하카타 역으로 왔다. 500엔짜리 점심을 찾아봤지만 역시나 500엔 짜리 점심은 없었다. 할 수 없이 카드를 사용하는 수 밖에....
어차피 카드 쓰게 된거...그리고 일본에서 마지막 식사이니 만큼 맛있는걸 먹기로 했다. 점심시간이라 가는곳 마다 사람은 많고 딱히 땡기는것도 없고 해서 셋쨋날 저녁 맥주먹었던 가게에 가서 함박 스테이크를 먹어 주셨다. 맛은 꽤 먹을 만 했다.
점심을 먹고 하카타역 주변을 둘러보지 못해서 하카타역 주변을 둘러보고 카페에 가서 책을 읽는 허세도 떨다가 공항에 가야 할 것 같아서 호텔에 맡겨둔 짐을 찾아서 공항으로 출발 했다. 후쿠오카 공항에서 저녁 7시쯤에 출발하는 비행기였는데 느긋하게 4시쯤에 공항으로 갔다. 사실 하카타에서 공항까지 지하철로 가면 10분 정도 밖에 안걸려서 그렇게 일찍 갈 필요는 없었는데 하카타에서도 할일도 없고 해서 그냥 일찍 공항으로 이동했다. 그렇게 일본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드디어 한국에 도착했다. 반가워 인천공항!. 비행기에서 있었던 에피스드를 끝으로 4박 5일간의 여행기를 마무리 하겠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나는 창가쪽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 옆으로 일본인 아주머니 두분이 앉아 있었다. 내 여권을 보시더니 "한국인이구나~" 하는 듯한 말을 두분이서 나누시더니 나에게 쓰미마셍~(미안해요~) 이라고 하더라..대체 뭐가 쓰미마셍인지 모르겠지만 웃으면서 다이조부(괜찮아요~) 하고 맞받아 쳐줬다. 근데 출입국 할 때 작성하는 카드를 나눠 주려고 오던 승무원이 그 모습을 봤나 보더라. 그리고는 옆에 아주머니들에게 외국인용 작성카드를 건내주고는 나에게도 외국인용 작성카드를 주는게 아닌가....그래서 승무원님께 " 저~ 한국사람인데요..." 라고 했더니 승무원이 "아~ 그러세요? 저는 일행이신줄 알았어요" 하면서 내국인용 작성카드를 다시 주더라....
그렇게 한참을 날아가다가 기내식이 나왔다. 샌드위치(2개씩 포장되서 나왔다) 가 나왔는데 배가 고팠던 탓에 기내식을 받고서는 순식간에 먹어치웠더니 그 모습을 본 옆에 일본 아주머니가 자기 샌드위치 하나를 먹더니 남은 하나를 나에게 주는게 아닌가? 난 괜찮다고 다이조부~다이조부를 외치는데 그분은 다이어트 한다면서 어차피 남길거니깐 너 먹어 하는 듯한 말을 하시더라. 계속 거절하기도 민망해서 아리가또 하고 받아 먹었는데 그 옆에 계신 일행분도 자기것도 먹으라면서 또 하나를 주는게 아닌가....아...뭐지 이상황은? 이 아주머니들 나한테 왜이래 하면서도 더 먹을 수 있을것 같아서 아리가또 하면서 또 받아 먹었다. 그리고 기내식을 다 먹고 나니 승무원이 다가와서는 "커피 드시겠습니까?" 하고 묻길래 " 네~" 라고 했더니 컵에 커피를 따르는데 따르던중에 커피가 다 떨어졌는지 "잠시만 기다리십시요~ 곧 준비해드리겠습니다" 하면서 어디론가 가더라. 옆에 앉은 일본 아주머니들은 커피 따르다 말고 승무원이 그냥 지나가는걸 보고 이게 뭔 상황이야? 하면서 어리둥절 해 하시더니 " 커피가 다 떨어져서 가지러 갔나봐요~" 하는 듯한 말을 나에게 건네는게 아닌가....난 한국사람이라 승무원 말 다 알아들었는데....그래서 또 "하이!" 하면서 방긋 웃어줬다. 그리고 한국에 도착해서 비행기에 내리면서도 나에게 잘가라는 듯한 인사말을 하시길래 나도 아리가또 하면서 " Have a nice tour"라고 한마디 해주고 비행기에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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